대만, 침 치료로 뇌졸중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치매 발생률 낮춰…국제학술지 ‘BMJ’에 연구결과 게재 일본, 치매에 억간산 등 한약 활용빈도 높아…치매 주변증상 개선에 효과 부산시한의사회, 제1회 부산 국제 한방 난임·치매 심포지엄 개최
[한의신문=강환웅 기자]한국·일본·대만 3개국의 전통의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난임 및 치매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들을 논의하고, 향후 연구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광역시한의사회(이하 부산시회)는 지난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이진수 부산시의회 사회복지환경위원장, 오세형 부산시한의사회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부산 국제 한방 난임·치매 심포지엄’을 개최, 각국의 난임·치매에 대한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현재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발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뇌졸중 환자의 치매 위험에 대한 침술 치료 평가(쉬춘촨 I-SHOU대학 교수) △폐경기 증상을 진단하기 위한 폐경등급 척도와 전통의학의 통합(우시엔창 Tzu Chi대학 교수) △한국 한의학의 난임 치료(박지호 부산시회 총무이사) △한국 한의학의 치매 치료(강무헌 부산시회 학술이사) △뇌졸중 후 우울증 치료에 대한 침술의 효능(헝수웨이 Lo-sheng Sanatorium병원 원장) △(의사이자 한방전문의이기도 한 입장에서 본)일본의 인지증(치매) 치료의 현상과 전망(이토 다카시 동경여사의과대학 동양의학연구소장) 등이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쉬춘촨 교수는 발표를 통해 대만의 건강보험 통계자료를 활용해 뇌졸중 발생 후 침 치료를 받은 환자(5610명)와 받지 않은 환자(5610명)간 치매의 발생 빈도를 비교한 결과 침 치료를 받은 군에서 치매 발생률이 0.74%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한편 환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또한 침 치료를 받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치매 발생률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쉬춘촨 교수는 “한국과 의료환경이 비슷한 대만에서는 1달 사이에 한의학(전통의학)을 이용하는 경우가 10.4%, 1년 내는 28.4%, 6년 내에는 62.5%에 달하는 등 한의학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다”며 “특히 대만에서는 내년을 ‘치매의 해’로 정할 만큼 고령화에 따른 치매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제학술지인 ‘BMJ’에 게재된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중풍환자의 후유증의 하나인 치매에 대한 한의학 치료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침 치료가 중풍환자의 후유증인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밝힌 헝수웨이 원장은 “백회, 태충, 내관 등 6개의 혈자리에 8주간 침 치료를 시행한 결과 우울증이 많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중풍 후 나타나는 우울증에 대한 침 치료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고 편리하며 경제적이라는 확인할 수 있었던 연구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토 다카시 소장은 현재 치매에 사용하고 있는 양약의 한계점을 지적하는 한편 일본에서 활용되고 있는 한약 치료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다카시 소장은 “치매에 대표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아리셉트’의 경우 효과가 불충분하고 소화기 계통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인해 장기간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더불어 치매의 주변증상인 BPSD 치료를 위해 복용하게 되는 항정신병약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품국에서는 오연성 폐렴이나 전도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의 부작용을 이유로 BPSD 증상에 대해 항정신병약을 사용하지 못하게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치매의 중핵(주요)증상 및 BPSD 증상 치료를 위해 한약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다카시 교수에 따르면 알츠하이머형 치매에는 당귀작약산·가미귀비탕·억간산·가미온담탕 등이 주로 사용되며, 레비소체형 치매에는 억간산 등이, 뇌혈관성 치매에는 조등산·황련해독탕 등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억간산은 글루타민산과 세로토닌 신경계를 개선하는 작용을 통해 환각, 흥분, 공격성, 초조감, 이상행동 등 BPSD 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되는 효과가 인정됐으며, 야간 수면장애 역시 개선경향이 인정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다카시 교수는 “일본에서는 한약으로 각종 치매의 치료효과에 대한 보고가 증가되고 있으며, 한약으로 치료되고 있는 환자 수도 증가하는 것은 물론 나 자신도 임상에서 직접 치료효과를 경험하고 있다”며 “특히 부산시한의사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의치매관리사업의 경우 안전하고 유효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어 향후 최종 결과가 기대되며,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이 양방 이외에 ‘한의학 치료’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얻는 것은 환자들의 이익과 직결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부산시한의사회가 진행하고 있는 한의 난임치료사업 및 치매예방관리사업과 관련 사업의 추진방법 및 지금까지의 결과가 발표돼 일본 및 대만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편 심포지엄에 앞서 오세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가운데 출산율이 증가되고 치매 발병빈도를 줄일 수 있다면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의 절감은 물론 사회적 불안이 감소되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부산광역시와 함께 한의 난임치료사업 및 치매예방사업을 진행해 성과를 얻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부산 시민의 건강과 출산율 증가, 치매 발병률 감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진수 위원장은 “부산 지역에서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를 해결키 위해 부산시의회에서는 부산시한의사회와 함께 한의 난임치료사업 및 치매예방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좋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출산 및 건강한 노후, 특히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 부분에서 노인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부산 지역 한의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오늘 논의된 내용 역시 향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